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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갯짓처럼… 구석구석 울림 전하는 버스

기자이민정

등록일시2018-04-17 19:35:07

조회수4,205

사회/스포츠

■ CMB 대전방송 뉴스

 

<아나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자는, 뜻깊은 메시지를 실은 버스가 있습니다. 오늘도 버스는 지역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는데요. 마음 따뜻한 울림이 전해지는 현장을 이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4월의 봄볕이 내리쬐는 공주의 한 버스터미널,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습니다.

‘민들레의 다음 싹을 위한 바람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바람이 되어주세요.’ 간절한 외침이 담긴 노란 빛깔 위안부 버스광곱니다. 분주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듯, 시민들은 버스에 새겨진 소녀상을 바라보며 아물지 않은 역사의 한 켠을 되돌아봅니다.
 
▶ 박도원 / 서울 이문동
위안부 광고를 보니까 우리나라에 대해서 좀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위안부에 대해서 뭉클한 마음이 많이 드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 최성범 기사 / 시민교통주식회사 
기성세대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기특하게 생각하고요. 저 나름대로도 이 광고가 (역사인식의) 발판이 되는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주 시내를 활보하는 이 위안부 버스광고의 주인공은 바로 학생들입니다. 학급별로 진행되는 창의 활동에서 처음 나온 이 아이디어는, 잊혀져 가는,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출발했습니다.

 

▶ 이시원 / 충남 공주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역사인식을 잘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알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다가 이런 방법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잊혀 지지 않는 아픔이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는 위안부의 역사.
학생들은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한 광고를 버스에 게시하기로 뜻을 모았고, 교내에 벼룩시장을 열고 위안부 배지를 판매해 본격적인 성금모금에 돌입했습니다.

 

책과 옷, 학용품 등 200여점의 다양한 물건에는 의견을 같이한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정성어린 마음이 함께 담겼습니다. 벼룩시장을 통해 모은 성금 60만 원으로 위안부 배지 400여 개를 산 학생들. 이웃한 학교에까지 직접 판매와 홍보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시간적인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 때마다 힘이 된 건, 함께 뜻을 모은 서로였습니다.

 

▶ 이시원 / 충남 공주고등학교 2학년
기획부터 기금 마련하는 데까지 장차 세 달이나 걸렸는데 그 때가 하필 또 시험기간하고 겹치기도 해서 많이 힘들었고, 중간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어요. 근데 옆에서 같이 도와준 친구들이 격려를 해 준 덕분에 그 후로는 일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여곡절 끝에 모인 돈은 38만 원 남짓, 버스광고를 제작하고 부착하기에는 부족한 액수였습니다. 하지만 뜻깊은 일에 동참을 결심한 광고대행사가 기존 계약대로인 한 달이 아닌 일 년 동안 광고를 붙이며, 비로소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겁니다. 

 

▶ 백경자 교사 / 충남 공주고등학교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울림이 계속 어른들을 통해서 해결될 때까지 우리가 그분들의 아픔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조충식 교장 / 충남 공주고등학교
아이디어 창출을 비롯하여 기획에서 제작까지 과정 하나하나가 정말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역사의식이 한 층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구석구석을 다니는 버스를 통해 자연스레 광고를 마주하게 되는 시민들. 학생들은 이처럼 작은 행동이 큰 울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 박혁진 / 충남 공주고등학교 2학년
저희의 작은 활동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인식에 큰 개선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참 놀라웠고요. 앞으로도 많은 경험을 쌓고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힘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버스 광고를 통해, 아픔을 딛고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먼 곳을 자유롭게 오가는 민들레 싹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자유와 평화를 이뤄낼 희망의 바람을 기대하며, 시민들에게 할머니들의 손을 함께 맞잡아달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 박혁진 / 충남 공주고등학교 2학년
만약 저희 광고를 보시게 된다면 잠깐의 생각에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위안부 사건을 기억해서 절대절대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시원 / 충남 공주고등학교 2학년
저희 버스 광고를 보시고 그냥 기특하다면서 지나치지만 마시고 이것을 주변사람에게도 계속 알려서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형기)

할머니들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자는 학생들의 외침이 담긴 노란 빛깔 버스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오늘도 지역사회 구석구석을 향해 나아갑니다. CMB 뉴스 이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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